야구
[현장 IS] 롯데 벤치도, 심판도 프로 맞아? 투구수 0개 투수 교체하러 나와
롯데 벤치도, 구심도 프로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어처구니없는 '실책'을 했다.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SSG의 경기. 롯데 구승민은 7회 말 2사 1, 2루에서 SSG 최정에게 볼넷을 허용해 만루 위기에 몰렸다. SSG의 후속 타자는 왼손 한유섬. 롯데는 마운드를 좌투수 김유영으로 바꿨다. 그러자 SSG도 이에 맞서 오른손 대타 정의윤 카드를 꺼냈다. 김유영이 연습 투구를 채 마치기도 전에 롯데 벤치에서 이용훈 코치가 갑자기 그라운드로 걸어 나왔다. 유덕형 심판에게 무언가 얘기한 듯 공을 건네받았다. 이내 마운드를 향해 걸어갔다. 그제야 2루심이 다가오더니 구심에게 오른팔을 내저으면 '안 된다'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야구규칙 5.10(g)에 따르면 '어느 투수를 대신하여 구원에 나선 투수는 그때의 타자 또는 대타자가 아웃되거나 1루에 나가거나 공수 교대가 될 때까지 투구할 의무가 있다'라고 명시돼있다. 최소한 한 타자와의 승부는 마쳐야 교체될 수 있다. 예외적으로 부상 또는 질병 때문에 더 이상 투구가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주심이 인정하였을 때는 교체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날 상황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롯데 관계자는 경기 중 "이용훈 투수 코치는 해당 룰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혹시나 해서 구심에게 '투수 교체가 가능하냐'고 문의했다. 구심이 가능하다고 해서 공을 건네 이 코치가 마운드로 향했다. 래리 서튼 감독이 투수 교체 규정을 잠시 착각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경기 후엔 서튼 감독이 직접 "규칙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확인 차원에서 코치를 올려보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서튼 감독과 롯데 구단의 설명은 납득하기 쉽지 않다. 이용훈 코치가 규칙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면, 더그아웃에서 감독에게 이를 설명하고 그라운드로 걸어 나올 필요가 없다. 서튼 감독이 밝힌대로 본인이 규칙을 사전에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면, 굳이 심판진에게 물어볼 필요조차 없는 사항이다. 이로 인해 경기 시간만 지체됐다. 구심은 기본적인 룰을 적용하지 못해 경기 운영의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부산=이형석 기자
2021.05.13 21:20